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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세대별 ‘부자 기준’은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by 가치의 지도 2025. 7. 17.

과거에는 ‘부자’라 하면 고급 아파트, 외제차, 넉넉한 현금자산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부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밀레니얼(M세대)과 Z세대는 성장 배경, 경제 환경, 디지털 경험이 다른 만큼 부에 대한 정의와 추구 방식도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이 글에서는 두 세대가 각각 어떤 자산관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부’라고 인식하는지, 그리고 그 변화의 배경은 무엇인지 비교하며 살펴봅니다.

세대별 ‘부자 기준’은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세대별 ‘부자 기준’은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1. 밀레니얼 세대의 부자 기준: 안정성과 실속 중심의 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는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부동산 급등기, 고용 불안정 시대를 겪으며 성인기를 맞이한 세대입니다. 이들은 부모 세대의 "죽도록 일해서 집 사고 차 사면 성공"이라는 공식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동시에, 안정적인 자산 기반을 가지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둡니다. 그래서 이 세대에게 ‘부자’란 단순한 고소득자가 아니라,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재정 기반을 갖춘 사람입니다.

 

실제로 많은 밀레니얼은 자산 다변화, 재테크, 절약 중심의 소비습관을 특징으로 보입니다. 주식, 부동산, 연금, 보험 등 복합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재무 독립(FI), 조기 은퇴(FIRE)를 꿈꾸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은 과시적인 소비보다 장기적인 자산 안정성에 집중하며, ‘부자’의 기준을 소득보다는 자산 총액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연금이 매달 들어오고, 집도 있고, 부채가 없으면 그게 부자지”라는 인식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밀레니얼은 ‘부’의 정의를 심리적 안정감과도 연결합니다. 돈이 많아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뿐 아니라, 경제적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상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인식은 전통적인 성공 공식이 무너지는 경험 속에서 태어난 세대의 현실감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다만 이 세대는 자산 형성의 문턱이 높은 구조적 환경에 놓여 있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 장기 불황, 임금 정체 등으로 인해 경제활동을 열심히 해도 자산 증식의 속도가 느리고, ‘계층 상승’이 어려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밀레니얼에게 ‘부자’란 현실적으로 매우 높은 목표이자 동시에 생존 전략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2. Z세대의 부자 기준: 자유, 자율성, 경험 중심의 부

Z세대(1997년 이후 출생)는 디지털 네이티브이자,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한 세대입니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통해 글로벌 정보에 접근했고, 다양한 삶의 방식과 부의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Z세대는 전통적인 자산 기준보다는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중심으로 ‘부’를 정의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Z세대에게 부자란,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가진 사람입니다. ‘돈이 많다’보다는 ‘돈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감각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부자가 되는 과정보다 삶의 질, 만족도, 시간의 주도권을 더 중시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하고, 남 눈치 안 보고 살 수 있으면 그게 부자야"라는 말은 Z세대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Z세대는 전통적인 고소득 직업이나 부동산보다 디지털 자산, 크리에이터 경제, NFT, 주식, 코인, 크라우드 펀딩 같은 새로운 영역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유튜버, 스트리머, 인플루언서 등 비전통적인 경로를 통해 부를 창출한 사람들을 동경하거나 롤모델로 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부란 어떤 조직에서 고위직을 맡는 것보다는, 자기 브랜드와 영향력을 갖추고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에 더 가까운 개념입니다.

 

또한 Z세대는 ‘일시적 부’보다 ‘경험 기반의 삶’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기간 수익을 통해 여행, 자기계발, 커뮤니티 활동 등 원하는 경험을 실현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노후를 위해 아끼는 삶’보다는 ‘지금 즐기는 삶’을 선호합니다. 이런 경향은 기존 세대와의 부의 정의에 있어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로, 장기적 자산보다는 즉각적인 삶의 만족도를 더 중요시하는 흐름으로 나타납니다.

 

3. 세대 간 자산 형성의 현실 차이와 인식의 간극

밀레니얼과 Z세대는 각각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부의 기준을 형성해왔지만, 그 안에는 현실적 격차와 인식 차이라는 복합적 요소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자산 격차가 커지는 사회에서는 세대 간 자산 형성의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부를 바라보는 기준도 구조적으로 갈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밀레니얼은 어느 정도 ‘기회를 놓쳤다’는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세대처럼 아파트를 사서 자산을 증식하거나, 장기 근속을 통해 연금을 확보하는 길은 현실적으로 막혔다는 판단이 강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리스크를 회피하고, 자산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에 집중하며, 그 안에서 심리적 안정을 추구합니다. ‘현금흐름 안정’, ‘지출 절제’, ‘위험 분산’ 같은 키워드가 이들의 전략 중심에 있습니다.

 

반면 Z세대는 기회가 없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찾으려는 도전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부동산이나 연금은 이미 포기한 개념이 되고, 대신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투자, 디지털 재테크 등을 통해 패스트 트랙의 부를 추구하는 방식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질서’에 대한 불신이 생기기도 하고, ‘한 방’에 대한 기대심리도 커지면서, 고위험 자산에 쉽게 뛰어드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단순히 태도의 차이를 넘어서, 사회 구조 자체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출발점이 다르고, 접근할 수 있는 정보와 자원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부자’라는 단어가 세대마다 완전히 다른 의미로 해석됩니다. 결국 부의 기준 변화는 세대 간 대화와 이해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서로 다른 방식의 자산 전략을 만들어내는 자극제가 되기도 합니다.

 

기준은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그리고 세대의 경험에 따라 달라집니다. ‘부자’라는 단어 하나에도 수많은 가치관이 담기며, 각 세대는 자신만의 현실과 욕망 속에서 그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밀레니얼과 Z세대가 부를 바라보는 방식을 이해하고, 자신의 자산 전략을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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