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돈 1억 원, 어디서 가장 가치 있게 쓸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한 환율 계산 그 이상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단순한 숫자로만 보면 1억 원은 대단한 금액처럼 보이지만, 국가에 따라 그 가치와 구매력은 극적으로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 원화 1억 원과 필리핀 페소 1억 페소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중심으로 비교해봅니다.
단순 환율이 아닌 생활비, 부동산, 자동차, 교육, 식비 등 실제 소비 항목을 기준으로 얼마나 실질적인 가치를 지니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특히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와 임금 수준 덕분에 ‘은퇴 이민’, ‘디지털 노마드’의 목적지로 자주 언급되기 때문에,
한국의 1억이 필리핀에서는 어떤 수준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1. 환율로 본 1억 원 vs 1억 페소 : 단순 비교 그 이상의 차이
우선 기본적인 환율 비교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2025년 7월 기준, 1페소는 약 24원 수준입니다.
즉, 1억 페소는 한국 돈으로 약 24억 원이며, 반대로 1억 원은 약 41만 6천 페소입니다.
이 환율만 놓고 보면 “필리핀 1억 페소가 훨씬 더 큰돈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 환율이 아니라 그 돈으로 현지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살 수 있느냐입니다.
이를 파악하려면 구매력 평가 지수(PPP: Purchasing Power Parity)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PPP는 동일한 재화나 서비스가 각국에서 얼마에 소비되는지를 기준으로 실제 ‘가치’를 환산한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햄버거 하나가 한국에서 6,000원, 필리핀에서 120페소라면 단순 환율 기준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현지 평균 임금 대비 소비 비중을 따져보면 필리핀에서는 햄버거 하나가 훨씬 더 ‘비싼’ 소비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필리핀 통계청과 IMF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의 1인당 GDP는 약 4,300달러(약 570만 원) 수준으로, 한국(약 35,000달러)의 1/8 이하입니다.
이는 곧 ‘1억 페소’가 필리핀에서는 매우 거대한 돈이며, 한국의 1억 원보다 체감상 몇 배 이상 가치 있게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필리핀에서 고급 빌라를 사거나, 외국계 학교에 자녀를 보낸다든지, 고급 차량을 구매하는 데에도
1억 페소는 충분하거나 오히려 넘치는 금액이 됩니다.
반면 한국에서 1억 원은 서울 기준 소형 아파트의 전세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인 경우가 많죠.
즉, 단순 환율로는 비교할 수 없는 ‘체감 가치’의 차이가 존재하며, 이것이 바로 실질 구매력 차이의 핵심입니다.
2. 실생활 비교 : 주거, 식비, 교통, 교육에서 1억의 가치
이제는 실제 생활 항목별로 두 나라의 1억의 위력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한국 원화 1억 원과 필리핀 페소 1억 페소가 각각 현지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소비력을 가지는지, 주요 소비 분야를 기준으로 비교합니다.
1. 주거
한국: 서울 기준으로 1억 원으로는 아파트 전세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외곽지역 오피스텔 월세 보증금 정도가 한계입니다. 특히 강남, 송파, 마포 등 주요 지역에서는 보증금 + 월세 조합도 빠듯하죠.
필리핀: 마닐라, 세부의 고급 콘도도 1억 페소로 충분히 구입 가능하며, 중소도시에서는 풀옵션 주택을 현금 일시불로 구입 가능합니다.
고급 단지(예: Rockwell, BGC)에서도 렌트뿐 아니라 소유까지 가능한 자금입니다.
2. 식비
한국: 한 끼 평균 8,000~12,000원 수준. 월 평균 식비 약 60만 원 이상. 외식 비율이 높을수록 부담 증가.
필리핀: 일반 식당 한 끼 평균 120180페소(약 3,0004,500원).
현지 식당에서는 하루 3끼 먹어도 1만 원 이하로 해결 가능. 외국 음식점은 비싸지만 여전히 한국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3. 교통 및 자동차
한국: 중형차 한 대 구입에 약 3천만 원. 차량 유지비, 보험, 주유비 부담도 상당.
필리핀: 일본 중고차 수입이 많아 차량 가격이 저렴하며,
1억 페소면 고급 SUV 3~4대를 살 수 있고, 기사 고용도 가능. 대중교통은 저렴하지만 불편한 편.
4. 교육
한국: 사립초등학교, 학원, 국제학교 등 교육비가 연간 수천만 원에 이르기도 함.
필리핀: 국제학교도 연간 23만 페소(한화 6070만 원) 수준부터 시작.
일부 고급 사립은 비싸지만 전체적으로 교육비 부담이 낮음. 영어 중심 교육환경 제공.
이처럼 1억이라는 숫자는 같지만, 사용할 수 있는 분야와 질적 수준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필리핀은 현지인 임금이 낮은 대신 외국 자본이 강력한 구매력을 가지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국의 1억 원은 필리핀에서는 거의 ‘부유층’ 수준의 삶을 가능케 합니다.
3. 외국인 입장에서 본 체감 수준: “나는 어디 계급일까?”
이제 실제로 한국인이 필리핀에 살면서 1억 원 또는 1억 페소를 사용할 경우,
어느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해봅니다.
1억 원으로 필리핀에서 1년 살기
월세 포함 고급 콘도 렌트: 7만 페소 (약 170만 원)
식비 및 외식: 월 1,0001,200페소 × 30일 = 약 340만 원
차량 렌트 또는 운전기사 포함 고용: 월 100만 원 수준 가능
여가 및 여행: 연 4~5회 내국 여행 및 마사지·레저 포함
영어 학습 또는 자녀 교육 포함
이렇게 계산해보면, 1억 원으로는 최소 2년 이상 부유한 생활이 가능하며,
적당히 절약하면 3년 이상 체류도 가능합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1억 원으로는 월세, 식비, 차량 구입비 등을 감안할 때 1년 내외의 생활비로 소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은퇴 후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1억 원은 거의 의미 없는 수준이 될 수 있지만, 필리핀에서는 정반대입니다.
현지 시각에서 본 1억 페소의 위상
필리핀의 평균 연소득은 약 20,000~30,000페소입니다.
즉, 1억 페소는 평균 가정의 300년치 연소득에 해당합니다.
이는 단순히 부자가 아니라, 부유층 중 상위권에 들어가는 자산 규모입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중산층 수준의 자산이라 하더라도, 필리핀에서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전업 근무 없이도 여유롭게 생활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수준의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세상은 넓고, 돈의 가치는 상대적입니다.
‘1억’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는 국가마다 다르고, 그 나라의 물가, 사회 구조, 소비 문화에 따라 삶의 질은 극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단순한 환율 계산이 아니라 삶의 질과 실질 가치의 차이, 그리고 경제 구조와 사회적 체감 수준의 비교는 우리가 자산과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제공합니다.
앞으로 해외에서의 거주, 투자, 이민 또는 은퇴 등을 고민할 때,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진짜로 "무엇을 누릴 수 있는가"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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